일본이 오사카(大阪)에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 리조트를 세운다. 일본에선 첫 카지노 시설로, 해외 관광객 유치를 겨냥한 것으로 투자금만도 10조원이 넘을 전망이다.
1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이날 오전 오사카 복합 리조트(IR) 건립 계획에 대해 “국내외 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일 것으로 일본이 관광입국을 추진하는 데 중요하다”며 공식 승인 의사를 밝혔다. 리조트가 세워지는 곳은 일본 오사카로, 유니버설스튜디오 등이 있어 한국 관광객이 일본에서 가장 많이 찾는 지역이다. 카지노는 오사카만에 있는 인공섬 유메시마(夢洲)에 들어서는데, 이곳에선 오는 2025년 오사카 국제박람회도 열린다.
일본 정부는 이르면 오는 2029년 가을부터 카지노 등 시설이 문을 열게 되면 연간 2000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 유치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지노와 국제회의장, 호텔, 수영장 등 초기 시설 투자에 들어가는 비용은 약 1조800억엔(약 10조6000억원) 규모다. 일본 정부는 리조트 개장 후 관광객 유치로 벌어들이는 돈이 연간 5200억엔(약 5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운영은 미국의 MGM리조트와 일본 오릭스, 파나소닉 등 20개사가 출자한 ‘오사카 IR’이 담당할 예정이다. 기시다 총리는 “2025년 오사카 국제박람회 개최 후 관서지역 발전 및 국가 성장에 기여함과 동시에 일본의 매력을 세계에 알리는 관광 거점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첫 카지노에 대해 “일본 정부가 관광 입국을 이루려는 비장의 카드”라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기준 일본을 찾은 관광객이 3188만명 수준이었는데, 이번 리조트 건설로 배에 달하는 6000만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면서다. 닛케이는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부유층 장기체류나 국제회의 유치 등에 오사카의 복합 리조트 계획은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본의 카지노 설립으로 해외 관광객 유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 복합 리조트인 강원랜드와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등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과 한국이 상대적으로 가까워 ‘관광객 이탈’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김명중 닛세이기초연구소 주임연구원은 오사카 카지노 신설이 한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점을 우려했다. 김 연구원은 “오사카에는 이미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이 있는 데다 도쿄 다음의 대도시이고, 주변에 교토와 나라 등 관광지가 많이 있어 카지노를 포함한 리조트가 건설되면 더 많은 관광객이 방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외국인 관광객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한류 문화 콘텐트를 활용하는 등 일본과 차별화된, 한국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관광 정책을 계속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배우 이도현, 박보균 장관 나서 日 골든위크 겨냥 ‘관광 홍보’
한편 이날 일본 도쿄에선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로 일본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배우 이도현과 박보균 문화체육부 장관이 참석하는 ‘K관광 로드쇼’가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열렸다. 이도현 씨가 이날 일본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에는 1500명의 관객이 몰릴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이날 현지 언론과 특파원을 상대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박 장관은 “한국과 일본의 젊은 세대들의 교류가 활성화되고 활기를 띠는 데엔 서로의 나라를 방문해 서로의 나라를 알고 문화 교류가 필요하다”며 “그 바탕은 역시 관광”이라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배우 이도현은 “한국엔 예쁘고 경치가 좋고, 가슴을 울릴만한 공간이 매우 많다”며 한강의 산책, 강원도와 남해를 일본 기자들에게 추천하기도 했다.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도쿄를 시작으로 일본에선 총 5개 도시에서 로드쇼를 하는 등 전 세계 15개 도시 로드쇼를 통해 한국을 알려, 올해 관광객 유치 목표 1000만명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도쿄=김현예 특파원 [email protected]